와글와글|13세 나이 차이 나는 돌싱 의사와 선 보라는 엄마

입력 2019-04-01 08:43  


'결혼은 선택'이란 의식이 보편화되면서 배우자를 정할 때 자신의 가치관을 우선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돌싱' 즉 이혼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도 재혼의 기회가 늘고 있다. 높은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를 가진 돌싱남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가지는 여성들도 많다는 설문조사도 있었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30세 여성 A씨는 통계와 현실은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실제로 만나야 할 이가 '돌싱'이라면 주저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라고.

아버지 없이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A씨는 장학금을 받으며 성실히 생활하고 있다. 어머니께 손 벌리지 않기 위해 과외를 하며 생활비를 충당했다.

A씨는 그동안 어머니께 한 번도 불만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대학병원 간호사로 일 하며 A씨를 키워왔기에 고마운 마음은 있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각자 바쁘게 생활한 탓인지 '곰살맞은' 모녀는 아니었다.

어느 날, 어머니로부터 연락이 왔다. "올 여름에 졸업하면 한국와서 선 보자. 우리 병원 의사 선생님이야. 43살이신데 동안이야. 돌싱이고 애는 없다."

A씨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실망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그는 "우리 엄마가 맞나 싶었다. 어떻게 자기 친딸을 13살 차이 나는 돌싱남과 선을 보게 하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강력히 싫다고 말했다"고 했다.

완강히 거부했지만 A씨 어머니는 돌싱 의사 B씨의 스펙부터 경제력을 구구절절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버님이 OO 병원 원장이라고 한다. 이혼도 여자 잘못으로 한 거지 정말 좋은 사람이라 환자들도 다 좋아해. 네 사진을 한 번 보곤 소개해 달라고 하더라."

A씨는 "외로울 때는 있지만 13살 차이 나는 돌싱남은 아니지 않나"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혼이 잘못은 아니지만 그 분이 이혼하게 된 이유를 본인 말만 듣고 믿을 수는 없지 않나. 그리고 의사에 아버지가 병원장이신데 '그렇게 대단한 분이 왜 하필 나에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저는 정말 사랑해서 결혼하고 싶지, 처음부터 엄마 등쌀에 떠밀려 과거 있는 남자와 하고 싶지는 않다. 친엄마인데 딸을 가지고 장사하려는 느낌이 들어 불쾌하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미쳤다. 어떻게 자기 딸을 13살 연상의 돌싱남에게? 의사라는 직업 때문에 어머니 마음이 혹하신 모양", "엄마는 의사 사위가 맞고 싶었던 것 같다", "돌싱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조건만 보고 만나서는 안될 듯", "어머니의 부탁을 단호하게 잘라내기 힘들면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거절하고 어머니로부터 철저히 독립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와글와글]은 일상 생활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나 어이없는 갑질 등을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와글와글]에서 다룹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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